지열 에너지 활용 방안

지열에너지는 지구 내부의 열을 활용하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안정적인 공급과 높은 효율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지열에너지의 개념과 특성, 다양한 활용 기술, 국내외 활용 현황, 경제적·환경적 효과 분석, 그리고 지열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열에너지는 다른 재생에너지원과 달리 기후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어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의 핵심 요소로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열에너지의 개념과 특성
지열에너지의 정의와 원리
지열에너지는 지구 내부가 보유하고 있는 열에너지를 말합니다. 지구 중심부는 약 5000℃에 이르고,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낮아져 지표면의 평균 온도는 약 15℃ 정도입니다. 이러한 지하의 열은 냉난방이나 전기 생산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청정 에너지원입니다. 지열에너지는 풍력이나 태양광과 달리 기후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성이 있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열에너지의 유형
지열에너지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첫째는 지열을 직접 이용하는 방식으로, 지하수와 지하 열의 온도차를 냉난방에 활용합니다. 둘째는 지열을 이용해 발전소를 가동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활용 깊이에 따라서는 천부지열(150~200m)과 심부지열(4~5km)로 구분됩니다. 천부지열은 주로 건물 냉난방에 이용되며, 심부지열은 전기 생산에 활용됩니다.

지열에너지의 장점과 한계
지열에너지의 주요 장점으로는 연중 24시간 연속 운전이 가능하고, 태양광이나 풍력과 비교해도 미세먼지 발생이 없어 가장 청정한 재생에너지로 꼽힙니다. 또한 분산 전원으로 활용 가능해 보급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습니다. 지열의 평균 COP(성적계수)는 4.0을 넘어 현재 사용되는 열에너지 생산 시스템 중 최고 효율을 자랑합니다.

반면 한계점으로는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설치 부지 확보가 어려우며, 지역적 제약이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특히 심부지열 개발과 관련해서는 2017년 포항 지진 사례와 같이 환경 파괴와 자연재해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열에너지 활용 기술
지열 냉난방 시스템(천부지열)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천부지열을 이용하여 건물의 냉방과 난방에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지표층의 열을 히트펌프를 이용해 난방을 하거나 실내 온도를 흡열해 냉방을 하고 승온된 열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 시스템은 주로 건물 냉난방용으로 활용되며,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이 저온의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항온성이 높고 지리적 제약이 적어 대표적인 기술로 꼽힙니다.

국내에서는 2018년 기준 전국적으로 주택 1만 4623개소, 건물 2313개소에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이 설치되어 운영 중입니다. 이미 20년 이상 검증된 기술로, 지진 유발 사례는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지열 발전 시스템(심부지열)
지열발전은 땅에서 추출한 고온수를 통해 증기를 생성하고, 이 증기로 터빈을 구동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지열 발전소에는 건식 증기, 플래시 증기, 바이너리 사이클의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지열발전은 화산지대에서 주로 이루어져 왔으나, 인공저류 지열발전방식(EGS)의 개발로 화산지대가 아닌 화강암 지역에서도 지열발전이 가능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약 200개의 지열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은 규슈지방에 9개의 지열발전소를 가동 중입니다. 그러나 EGS 방식의 지열발전은 2017년 포항 지진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첨단 지열 활용 기술
최근에는 향상된 지열 시스템(EGS) 기술을 통해 이전에는 기존 시추 방법으로 도달할 수 없었던 더 깊고 뜨거운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추 방향의 정확성과 제어력이 향상되어 에너지 추출을 최대화하고 시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CW(Standing Column Well) 방식의 지열히트펌프시스템과 전력에너지 저장장치 등을 함께 활용하면 태양광 시스템의 설치부지 확보 및 효율성을 높여 에너지자립률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지열에너지 시장을 더욱 접근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외 지열에너지 활용 현황
국내 지열에너지 보급 현황
국내에서는 주로 건물 냉난방용으로 지열에너지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2004년부터 2022년까지 약 430건의 지열시스템이 설치되었으며, 설치용량은 건당 약 600kW, 총 설치용량은 261MW에 달합니다. 공공기관에는 약 137MW가 설치되어 민간보다 다소 많은 편입니다.

주요 지열에너지 활용 건물로는 세종정부종합청사, 롯데월드타워가 있으며, 특히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세계적 친환경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신사옥도 지열에너지를 냉난방에 활용한 대표 사례로, 녹색 건축물 우수 등급 에너지 효율 1등급 설계를 적용한 친환경 건축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외 지열에너지 활용 사례
해외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지열에너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사룰라 발전소는 총사업비 16억 달러가 투입되어 330MW 용량으로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지열발전소입니다. 이 발전소에서는 지하에서 200°C의 스팀과 열을 끌어올려 터빈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며, 21만 가구의 인도네시아 가정에 전력을 공급합니다.

미국은 GeoVision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17,500개의 지열 지역 난방(GDH)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미국 전역에 23개의 GDH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심층 지열 잠재력을 평가하고 있으며, 일본의 주요 공공 요금 업체는 독일의 지열 에너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케냐는 에너지의 약 47%를 지열 자원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지열 에너지 생산에서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열 에너지 시장 동향
세계 지열 에너지 시장 규모는 2023년 662억 4천만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2024년 701억 4천만 달러에서 2032년까지 1,170억 2천만 달러로 성장하여 예측 기간 동안 CAGR 6.61%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2023년 37.14%의 시장 점유율로 지열 에너지 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지열 발전 용량은 500MW 증가했으며, 전년보다 용량 추가 증가율은 낮았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성과는 양호했습니다.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청정 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지열 발전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열에너지 활용의 경제성 및 환경적 효과
지열에너지 시스템의 경제성 분석
지열에너지 시스템은 초기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 기간 동안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장기적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열 에너지의 평균 COP가 4.0을 넘는다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효율을 36%로 가정 시 144%가 넘는 효율을 의미합니다. 이는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콘덴싱 가스보일러효율의 1.6배 이상 높은 효율을 가지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히트펌프와 순환펌프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발생으로 인한 경제성 부족 문제, 설치 부지 확보를 위한 천공 이격거리 변경 및 천공길이 최대화, 고효율 그라우팅 적용, 유지관리비 절감을 위한 누수, 결로, 소음 최소화 등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및 환경 편익 효과
지열에너지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연소가스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에 큰 기여를 합니다.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탄소를 감축해야 합니다. 이 중 건물부문은 2018년 5,200만톤에서 2030년 3,500만톤으로 32.8%를 감축해야 하는데, 지열에너지는 이러한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의 에너지 절감량(전력 및 가스 등)을 추정하여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배출량 저감의 구체적 수준을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환경 편익을 더욱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너지 효율성 측면
지열에너지는 안정적인 공급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가집니다. 특히 최근 이상기후로 여름철 냉방전력 소비가 크게 상승하고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전력 피크 부하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열에너지 시스템은 제공되는 에너지의 규모가 일정하면서도 안정적이어서 스마트팜이나 제로하우스와 같은 에너지 집약적 시설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지열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및 제도적 방안
정부의 지원 정책 현황
정부는 기후변화협약 등 에너지 관련 주변 여건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 친화적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2003년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열에너지 활용 기술개발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원전 1기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1GW 수준으로 지열에너지를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민간분야 자가용 지열설비에 대해 최대 80%(국비 50%, 시비 30% 추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2025년부터 열량 비례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서울시는 신재생에너지 자문단(인력풀)을 구성하여 설계부터 준공까지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컨설팅 업무를 지원하고, 서울시 내 지열 설치 우수사례를 표준화한 매뉴얼을 작성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제도적 개선 방안
현재 지열에너지 활용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태양광 위주의 전기생산에 집중된 국내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생애주기를 고려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열은 히트펌프 가동에 전력이 소모되어 순에너지 생산 인정량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어, 현재 태양광에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는 에너지자립률 산정기준의 산식 변경을 추진하는 등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민간의 자발적 지열시스템 설치를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로에너지건축(ZEB) 도입 후 지열시스템 설치비율이 급격히 감소한 문제도 있습니다. ZEB 등급 산정 시 지열시스템은 초기 투자비, 부지면적, 공사기간, 지열이용검토서 작성 및 평가절차 등으로 사업자가 기피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벽을 완화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열에너지 산업 활성화 전략
지열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합니다:

설치 부지 확보, 경제성 확보, 유지관리비 절감, 공사비 절감 등을 위한 기술 개발 지원

히트펌프와 순환펌프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절감을 위한 대책 마련

SCW방식의 지열히트펌프시스템과 전력에너지 저장장치 등의 적극적 활용으로 에너지자립률 향상

공공부문에서 지열 보급을 선도하기 위해 면적 1,000㎡ 이상 신증축, 개축 공공시설에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비율 중 50% 이상을 지열로 우선 적용

지열냉난방시스템의 경제성 분석과 에너지 소비량 분석을 통한 타당성 평가 지원

이러한 전략을 통해 지열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확대하여 지열에너지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지열에너지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원으로, 건물 냉난방과 전기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24시간 연중무휴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건물 냉난방용으로 천부지열을 활용하고 있으며, 서울시를 중심으로 지열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미국, 케냐 등 다수 국가에서 지열발전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 지열 에너지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지열에너지 활용의 확대를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 문제, 설치 부지 확보 문제, 제도적 장벽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함께 기술 개발을 통한 경제성 향상, 제도 개선을 통한 인센티브 확대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2050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태양광과 풍력 외에 지열에너지 활성화는 필수적이며, 다양한 재생에너지원 활용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열에너지는 이미 검증된 기술로, 적절한 지원과 제도 개선을 통해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기후변화의 지역별 특성과 영향 차이, 불균등한 위기의 실태

특별재난지역의 선포: 법적 체계, 지원 메커니즘 및 사회적 영향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심층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