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연구 동향: 현황과 미래 전망

세계적인 기후위기 심화에 따라 기후변화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그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남극 빙하코어를 이용한 과거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 복원 연구를 시작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규명을 위한 연구가 본격화되었으며, 점차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에서는 국내외 기후변화 연구의 현황과 주요 분야별 동향, 그리고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후변화 연구의 과학적 배경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야기된 온실가스가 전 지구적 기후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과학적 동의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기후변화 속도는 전 지구 평균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전지구 평균 지표온도가 1880~2012년 동안 0.85℃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동안 약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 정도에 따라 21세기말(2071∼2100)에는 온실가스 대표농도경로(RCP) 4.5의 경우 2.9℃, 대표농도경로(RCP) 8.5의 경우 4.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주변 해양 표면수온은 지난 30년(1984∼2013년) 동안 연간 0.024℃씩 상승하고, 해수면은 지난 29년(1989∼2017년) 동안 연간 2.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외 기후변화 연구 현황
기후변화 연구 동향 분석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한 기후변화 연구 동향 분석에 따르면, 연결정도 중심성이 가장 높은 연구주제는 'GHG Emissions'로 연구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Emission Factor', 'Carbon Dioxide', 'Adaptation', 'Model', 'Mitigation', 'Vulnerability Assessment', 'Forest', 'LCA', 'CDM' 순으로 상위 10개의 핵심 연구주제들이 구성되었습니다.

이 분석 결과는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원인들에 대한 연구와 함께, 적응 및 완화 전략, 그리고 이를 위한 방법론적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국기후변화학회지와 같은 다학제적이고 융합적인 특성을 가진 학술지에서는 여러 토픽이 과거 9년 동안 큰 증가 혹은 감소세를 나타내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IPCC와 국내 연구의 연계
기후위기 대응은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실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국제 기후변화 대응 협의체인 IPCC의 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IPCC 전 지구적 평가보고서는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우리나라 역시 IPCC의 전 지구적 평가보고서를 참조하여 적응 및 감축 정책을 수립, 이행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적응 및 감축 방향을 설정하는 논의에 우리나라의 연구기관, 연구자가 활발히 참여, 기여하려면 우수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선제적인 적응, 감축 정책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의 분석과 국내 현황 점검을 통해 기후변화 연구의 방향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별 동향
기후변화 대응기술 연구
국립기상과학원에서는 국가 기후변화 대응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정보를 지원하고 기상청 장기예보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 준비 및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분석, 첨단 관측 장비를 이용한 온실가스 감시, 기후예측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기후변화시나리오 개발, 한반도 대기조성물질 관측 및 분석기술 개발연구, 기후예측시스템 현업 운영 및 개선 연구 등이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기후체계에서 국가 기후변화 대응 정책 수립을 위해 「전지구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에 활용될 새로운 시나리오 자료 및 분석 도구를 연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전 세계 연구기관에 제공하여 IPCC 6차보고서 활동에 기여함으로써 기후변화 연구에 대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도시 기상 및 기후변화 적응 연구
최근 선진국 대도시에서도 폭풍, 해일,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도시 재난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기후변화는 폭염, 홍수 등 극한 기상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도시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같은 인공 구조물과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기후 위험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기후변화 리스크 현실화에 따라 해외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노력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도시기상 관련 다양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자료·서비스를 위한 도시기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도심 내 다양한 시설물 및 차량, 개인 휴대용 센서 등을 활용한 광범위한 자료 수집 및 수집된 데이터의 활용성 및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품질검증(QC) 및 표준화 등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건강 분야 기후변화 연구
기후변화는 인간 건강에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내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영향 관련 연구들은 폭염 및 매개체 분야에서 관련성 평가 및 대응방안에 대해 진전된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RCP 8.5), 21세기 말 폭염일수는 연간 10.1일에서 35.5일로 크게 증가하며, 온도상승에 따라 동물 매개 감염병, 수인성 및 식품 매개 감염병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기후변화의 건강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마련 연구, 대응체계 마련 연구, 기후변화의 건강영향 취약집단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알레르기 유발물질 및 화학물질 관련한 연구에서는 국내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을 평가하고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향후에는 지금까지의 적응정책들에 대한 평가와 개선 방안 또는 방향 제시의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 연구
UN의 IPCC 6차 보고(2021년 8월)에 따르면 산업화로 인한 세계 평균 기온 급상승으로 현재 해수면이 5mm/년 상승하고 있으며, 세계의 모든 생명체들이 서식 가능한 환경과 분포지, 각 종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잠재력 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21세기 말 현재 지구 생물다양성의 최대 50% 이상이 소실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변동으로 외래종이 증가하고, 동물 서식지 파괴에 따라 동물-사람 간 접촉 빈도가 늘어나 COVID-19 및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새로운 또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감염병의 위협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 50만 종 이상의 생명체는 서식처를 소실한 상태이며, 도시화 지역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반도의 경우 그 소실 속도가 지구 평균보다 훨씬 높은 상황입니다.

생명체들이 인간이 주도하는 기후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환경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주요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전환 및 탄소중립 기술 연구
글로벌 경제가 AI 기술혁신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탄소시장 성장 등 ESG 분야의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2025년에도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의 최신 LCOE(균등화발전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으로 생산한 에너지 평준화 비용은 MWh(메가와트시)당 66달러(약 9만5000원)로, 천연가스 발전 비용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또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가 36개국 1400여 명의 기업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에너지 전환 투자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금리 변동에도 에너지 전환 자산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미래 연구 방향 및 투자 계획
2025년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 투자 계획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개 관계부처 및 12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 기본계획(2023∼2032)'을 이행하기 위한 '2025년도 시행계획'을 수립,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술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혁신생태계 조성 등 3대 전략에 중앙부처, 지자체 및 민간 합동으로 2조 7,496억 원(전년 대비 3.9% 증가)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차세대 태양전지와 초대형 부유식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핵심기술과,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 등 차세대 원자력체계 및 안정적인 원전 운전을 위한 기술 등 비재생에너지, 차세대 이차전지, 수소 생산 및 저장·운송기술, 파력발전 등 다양한 범위의 무탄소에너지원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후변화 적응 분야에서는 생태계·산림 등 기후 영향 취약성을 평가하여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극한 기후변화 및 재해 대비 농업 생산 기반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기술 개발로 안정적인 식량 생산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온실가스 공간정보지도 구축, 국가기후예측체계 개발 등 과학기술 기반의 기후변화 감시·예측 기술을 고도화하고, 물순환·산림·연안의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재해 대응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 지원합니다.

중장기 연구 방향
한국환경연구원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응 및 감축 중장기 연구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성공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1) 기후변화 감시·전망, 2) 기후변화 영향, 적응 및 취약성, 3) 기후변화 완화 측면에서 국제적 연구성과 향상에 기여하고 우리나라 차원에서 대비가 필요한 중장기 연구방향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곧 제7차 평가보고서의 작성을 위한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며, AR7 저자단에 더 많은 국내 연구자가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 주제를 검토,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K-IPCC 포럼 운영 등을 통해 WG1(기후변화 과학), WG2(기후변화 영향, 적응 및 취약성), WG3(기후변화 완화) 분야별 중장기 연구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결론
기후변화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으며, 연구 범위도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에서부터 영향 평가, 적응 및 완화 전략,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기후변화 속도가 전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국내 상황에 맞는 심층적인 연구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그러나 세계기후단체 연대체가 발표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5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4개국 중 63위로, 비산유국 중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도 제한에 부합하지 않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신규 석유·가스 사업 투자 등이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기후변화 연구와 정책 이행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앞으로의 기후변화 연구는 더욱 다학제적이고 융합적인 접근이 요구되며, 특히 온실가스 감축 기술, 도시 기후 적응, 건강 및 생물다양성 보전, 에너지 전환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국제적인 기후변화 연구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IPCC를 비롯한 국제 기구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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